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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 이야기/언론

신문 기사 해석하기















참여정부 시절의 저는 세상 돌아가는 일이나
신문기사에 대해 그다지 관심을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헌데 몇년 전부터 포털 메인페이지에 뜬 기사 타이틀이나
음식점에서 언뜻 본 기사 중에서 뭔가 명확하지 못한
아리송한 헤드라인들이 종종 눈에 띄더군요.

그 중 기억나는 몇가지 기사를 살펴보고
해당 헤드라인이나 내용들이 도대체 뭘 의미하는 것인지 분석해 보고
기사를 어떻게 해석해야 실질적인 상황을 제대로 판단할 수 있을까 생각 해보기로 했습니다.



사례 1. 실업자 증가율이 감소 

작년(2009년) 여름에서 초가을 사이 정도에 식당에 놓여진 신문에서 보았던 기사 내용 중 일부였다고 기억됩니다.
실업자 증가율이 줄어들고 있어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뉘앙스의 기사였는데요,
아무 생각없이 얼핏 보면 실업자가 줄어들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보편적으로 '실업자가 늘고 있다(증가율)', 혹은 '줄고 있다(감소율)' 이렇게 이야기 하지,
실업자가 늘고 있는 추세가 줄어들고 있다, 실업자가 감소하는 추세가 증가하고 있다,
뭐 이런식으로 이야기 하지는 않죠.
특히나 독자에게 사실을 정확하게 전달해야 하는 기자라면
기사의 신뢰성을 위해서라도 이러한 표현은 더더욱 피해야 마땅할 것입니다.

굳이 위의 실업자 증가율이 감소했다는 내용을 해석해 보자면
실업자는 계속 늘고 있으나 그 실업자 늘어나는 속도가 조금 줄었다
정도의 해석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결국 실업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이야기이고
경제 상황은 바로 전보다는 나아졌을지 모르나 여전히 좋지 못한 상황이라는 것이죠...

기자라면 이 정도는 당연히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므로
이렇게 독자가 오판할 가능성이 있는 표현을 사용한 데에는
뭔가 의도적인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더군요



사례 2. 수출 감소율이 감소(줄었다) 

이 내용이 있던 기사의 타이틀은 '수출실적 대폭개선..증가세 전환하나'였습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10/01/2009100100475.html
뭐 기사 타이틀만 언뜻보면 수출이 무지하게 잘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헌데 기사를 읽다보면 참 아리송한 부분이 있습니다.
첫줄(소제목)에는 '수출감소율 올들어 첫 한자릿수 감소..수입감소율도 개선' 이렇게 되어 있고,
기사 첫문장은 '수출 감소율이 큰 폭으로 줄었다. 불황형 무역흑자 구조에서 완연히 벗어나는 모습이다.'
라고 되어 있더군요.

수출 감소율이 감소한다는 말은
'수출이 감소하는 속도(폭)가 좀 덜해졌다'라는 것이 올바른 의미일 것입니다. 
즉, 수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는 있으나 예전보다는 덜하다
라는 의미가 맞다는 것이죠.

결국 수출은 계속 감소하고 있는 상황인데
기사의 뉘앙스로만 봐서는 엄청난 수출 증가로 느껴지는 것이죠.

이 정도가 되면 정권이 원하는대로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언론이 어떤 식으로 말장난을 해서 국민들을 속이려 하는지 조금은 알 수 있게 됩니다.



사례 3. 사상최대 경상수지 흑자 

이 내용이 있던 기사의 타이틀은 '작년 경상수지 426억달러 흑자 사상 최대'였습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1/27/2010012701690.html
이 일간지의 기사에 첨부된 그래프는 경상수지만 표시한 그래프로
경상수지 그래프

조선일보 기사의 경상수지 그래프


2005년부터의 경상수지가 그려져 있더군요.

이 기사만 보아서는 참여정부 시절보다 수출이 엄청나게 늘어서,
한마디로 정부에서 경제정책을 잘 운영하여
나라와 국민의 살림살이가 무지하게 좋아진 듯한 인상을 줍니다.

헌데 의문점은 여기서 생깁니다.
경상수지의 의미와 이제까지 경제지표로서
경상수지가 얼마나 쓰여져 왔느냐는 점이 바로 그것이죠.

먼저 경상수지의 의미를 한번 살펴보도록 하죠.
경상수지란 일상적인 대외거래의 결과 나라 안팎으로 들어오고 나간
외화 금액의 차이를 말하죠. 즉 수출 이외에도
국외로 유출되는 외화가 적어지면 경상수지는 향상됩니다.
무역수지는 상품을 수출해서 벌어들인 외화와
상품을 수입하는데 지출한 외화의 차이를 나타냅니다.
무역수지는 해외 송금이나 여행으로 인한 외화의 소비가 반영되지 않는 반면,
경상수지에는 반영이 되죠.
수출입 실적 현황

2008, 2009 수출입 실적 현황

무역수지에는 반영되지 않는 요인들이
경상수지에 반영되어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경상수지 흑자라 하면 
언뜻 수출을 잘해서 이익을 본 듯한 느낌을 강하게 받습니다.
헌데 뜯어보면
수출액은 세계적 불황이었다고 하는 2008년보다
2009년이 오히려 더 적습니다.


결국 사상최대라는 경상수지 흑자의 이면에서
수출의 증가보다는
큰 폭으로 격감한 수입과
원화약세라는 환율 효과가 주요한 원인
으로 작용했던 것이죠. 
결국 이러한 내용을 이미 파악하고 있을 기자가
독자의 착시를 의도적으로 유도한 것은 아닐까 의심됩니다. 

그래프 자료를 찾다보니
2007년도 이전의 자료는 수북한데,
2009년도 자료, 특히 무역실적이나 경제지표를 알 수 있는 자료는
모래밭에서 바늘찾기 같더군요.
물론 통계청이나 무역협회 사이트의 자료를 가공하면 되겠지만
그렇게까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할 일은 아닌 것 같구요.
참 철저히 언론을 통제하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 강하게 들더군요. 



어떻게 이런 기사들이 21세기 한국의 대표적 언론사에서
흔히들 언론고시라고 하는 좁은 취업문을 뚫은
똑똑한 기자들의 머리와 손을 통해 생산되어
많은 국민들에게 읽혀지는 일이 가능한 것일까요?

도대체 왜 기자가 쓴 글을 읽는 보통사람들이
그 기사의 밑바닥에 깔린 의도까지 생각해 가며,
정확한 내용 파악을 위해 관련지식을 공부하고,
그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관련 자료와 내용들을 뒤져가며
기사를 따져 읽어야 하게 된 걸까요?
왜 이지경까지 우리나라의 언론이 뒤틀려진 걸까요?



저는 혹 우리나라 보수층이라 자칭하는 기득권력층의 뿌리 깊은 권언유착과 함께
현 정권의 고유한 속성이 겹치면서 이러한 현상이 더 심화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건설분야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할만한 기업의 대표였습니다.
건설사는 제품(아파트)을 만들기도 전에 광고, 홍보부터 시작해서
미리 물건을 파는(분양하는) 사업을 하는 대표적인 업종인 건설분야의 주체라 할 수 있겠죠.

있지도 않은 제품(아파트, 주택)을 미리 파는(분양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그 제품이 얼마나 환타스틱하게 보여지느냐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겠죠.
그렇기 때문에 상상 속의 그 제품을 보여주는 언론, 특히나 홍보기사, 분양광고 등
주된 광고채널이 될 수 밖에 없는 일간지와는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환경 속에서 수십년간 업무를 수행해 왔으니
기자와 언론을 다루는 기술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결국, 이명박 대통령께서 잘 할 수 있는 전문분야는
토목, 건설과 언론을 다루는 일이라 할 수 있겠죠.
자신이 잘 알고 잘 할 수 있는 일, 자신의 전문분야를 통해
성과를 내고 인정 받으려 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분께서 그 분야의 일을 이토록 열정적으로 하시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기자와 언론사를 다루는 노하우를
그 지위에서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계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토목, 건설 분야가 그 어느 분야보다 뒷거래, 비리의 역사가 오래되고
그 정도 또한 심한 것이 부인할 수 없는 우리나라의 현실일 것입니다.
그런 분야에 오랫동안 몸 담았던 분을 대통령의 자리까지 올려 놓은 것은
그 누구도 아닌 국민들, 바로 당신이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고
앞으로는 뚜렷한 가치관과 철학, 국민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 소신과 함께
나 자신과 내 자식들, 나라의 장래에 도움이 될 일들을
면밀하게 계획하고 추진할 능력을 지닌 분께  
자신의 권리를 똑똑하게 행사하시기를 부탁드립니다.* (posted by 훈샘 :  http://brandesign.tistor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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