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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이야기/브랜드 전략

코치빌드계의 귀족, 피스커(Fisker Automotive)


명차에 디자인과 희소성의 가치를 더한 피스커
벤츠 SL55 VS 피스커 트라몬토



     기존 완성차 업체의 자동차 외관을 변형시켜 전혀 다른 모습의 자동차로 창조하는 것을 코치빌드(Coachbuild)라 하고, 그런 작업을 하는 업체를 '코치빌더(Coachbuilder, http://en.wikipedia.org/wiki/Coachbuilder)'라 한다. 코치빌더는 일반적인 튜닝업체들과는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일반적인 튜닝업체들이 외관의 측면에서 범퍼나 보닛 정도를 다른 형태로 변경하는 수준이라면 코치빌더들은 바디로 사용된 원래의 차량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전혀 다른 스타일의 차량으로 바꿔버리곤 한다. 물론 엔진교체, 출력 향상 작업 등, 일반적인 튜닝업체들이 하는 작업의 범위는 코치빌더의 작업 속에 거의 대부분 포함되어 있다.
     공항용 버스, 우유운반 트럭, 이동 도서관 차량, 장의용 차량 등, 특수한 목적을 가진 차량으로 개조하는 것 역시 코치빌더들의 몫이기도 하다. 때문에 보편적인 튜닝업체와는 달리, 코치빌더들은 차량의 내외부 전반에 걸쳐 보다 전문적인 느낌의 변화를 가져온다. 이전에 소개한 미츠오카(Mitsuoka, http://brandesign.tistory.com/39 )의 경우도 원래 차량과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의 차량으로 개조한다는 점에서 코치빌더로 볼 수 있다. 
     코치빌더 중에는 기존의 완성차 업체와 협력관계에 있는 업체의 경우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이들이 지닌 차량 개조의 노하우를 활용하여 완성차 업체의 다음 모델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디자인 개발에 참여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디자인 개발 전반을 담당하기도 한다. 훼라리 차량들의 디자인으로 유명한 피린파리나(Pininfarina, http://www.pininfarina.com/)도 디자인업체이자 코치빌더로 간주할 수 있다.(참고 서적 소개 아래로 내용이 계속 됩니다.)
 
BMW 성공 신화의 비밀
국내도서>자기계발
저자 : 데이비드 카일리 / 황우진역
출판 : 이지북 2005.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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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디자인아이덴티티의 비밀
국내도서>전공도서/대학교재
저자 : 구상
출판 : 한국학술정보 2009.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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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DESIGN BOOK
국내도서>예술/대중문화
저자 : 조경실
출판 : 길벗 2009.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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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50가지 자동차 (양장)
국내도서>예술/대중문화
저자 : 디자인 뮤지엄(Design Museum) / 권규혁역
출판 : 홍디자인 2010.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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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50가지 디자인 세트 (양장)
국내도서>예술/대중문화

저자 : 디자인 뮤지엄(Design Museum) / 권은순,권규혁,김지수,김재현역
출판 : 홍디자인 2010.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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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전기 자동차를 죽였나? - DVD
DVD>다큐멘터리
배급 : / 마틴 쉰(MERTIN SHEEN)역
출시 : 2010.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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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부터 이야기 하고자 하는 '피스커 오토모티브(Fisker Automotive, http://www.fiskerautomotive.com )'역시 스타일과 성능이 우수한 차량를 생산하는 코치빌더로서 명성을 쌓으며 부유한 스포츠카 매니아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업체이다. 규모가 그다지 크다고 할 수 없는 업체이고, 모터쇼와 기본적인 PR활동 이외에는 별다른 프로모션 활동을 하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피스커가 코치빌더계의 명품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는 이유를 그들이 제작한 차량을 중심으로 차근차근 살펴보자.

Fisker Tramonto 2006

피스커 트라몬토 (Fisker Tramonto, 2006)

[이미지 출처 : http://www.autogaleria.hu/index.php?s=tgal&tid=1844&marka=fisker ]

     자동차 전문가나 스포츠카 매니아가 아닌 이상, 위의 자동차가 어느 업체의 무슨 모델인지 쉽게 알 수 있는 분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보닛과 라디에이터 그릴의 형상에서 애스턴 마틴(Aston Martin, http://www.astonmartin.com/)의 스타일이 유추되기는 하지만 하단이 수평의 일직선에 가까운 전형적인 애스턴 마틴의 스타일이라 보기는 어렵고, 보닛 앞의 엠블럼 역시 애스턴 마틴의 윙(날개) 형태는 아니다.  
     위의 차량은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조금은 생소한 개념이라 할 수 있는 코치빌더 업체 중 하나인 '피스커 오토모티브(Fisker Automotive, http://www.fiskerautomotive.com/)'에서 '트라몬토(Tramonto : 일몰, 석양)'라 이름으로 제조한 차량이다. 2006년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후, 단 150대만이 생산된 피스커 트라몬토는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으나, 관련업계에서는 '자동차계의 아르마니 정장'이라는 찬사를 받으면서 생산이 중단된지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피스커를 대표하는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Fisker Tramonto 2006 (rear)

피스커 트라몬토 (Fisker Tramonto, 2006)의 뒷자태. 탄탄하면서도 유려하고 정교하게 느껴지는 긴장감이 인상적이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코치빌더들이 양산하는 차량은 기존의 완성차업체의 차량을 개조한 것이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피스커 트라몬토'라 명명된 이 차량의 베이스에는 어느 업체의 어떤 모델이 활용되었을까? 트라몬트는 베이스 차량의 흔적을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로 고유한 스타일을 지니고 있다. 때문에 완성된 트라몬토만 보고 어떤 차량이 베이스로 활용되었는지 짐작하는 것은 그다지 호락호락한 일이 아니다.
     피스커 트라몬토의 베이스로 활용된 차량은 놀랍게도 자동차의 명가, 벤츠(Benz)의 SL55AMG이다. 510마력에 이르는 파워에, 시속 100 km까지의 도달시간이 4초대에 불과한 SL55AMG는 SLR등 한정생산 라인업을 제외한다면, 메르세데스 스포츠카 라인업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차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벤츠 SL55AMG가 그 자체만으로도 명품이라는데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천정을 오픈할 수 있는 깔끔한 하드톱 컨버터블이라는 장점도 지닌 SL55AMG의 신차 가격은 무려 2억원을 웃돌았다. 

벤츠(Benz) SL55AMG

피스커 트라몬토의 몸체 베이스로 활용된 벤츠(Benz) SL55AMG.

[이미지 출처 : http://www.autoblog.com/2006/08/30/amg-offers-new-performance-packages-for-cls-slk-and-sl/]

     그 자체로만으로도 경쟁할 차량이 많지 않는 이런 명품 차량을 더 섹시하고, 더 강하게 고쳐주겠다며 피스커가 메스를 들이댄 것이다. 월드 미스를 은하계 미스로 만들겠다며 나선 것이랄까? 웬만한 용기와 자신감이 아니고서는 엄두도 못낼, 무모해 보이기까지 한 계획을 피스커는 결국 실행에 옮겼다. 피스커가 SL55를 어떻게 바꿔놓았는지 살펴보자. 


1. Exterior
 
벤츠(Benz) SL55AMG (front)

벤츠(Benz) SL55AMG (front)

 
Fisker Tramonto (front)

Fisker Tramonto (front)

     두 차량의 정면부에서는 공통점이라 느껴질만한 부분이 없을 정도로 다른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두개의 원형이 맞붙은 듯한 헤드램프와 벤츠의 앰블럼이 강조된 가로줄의 라디에이터 그릴로 구성되어 있는 벤츠 SL55의 프론트는 벤츠의 전통적인 클래식함이 느껴진다. 반면, 피스커 트라몬토의 경우는 모던하면서도 미래적인 분위기가 전면부에서 느껴진다.

벤츠(Benz) SL55AMG (side)

벤츠(Benz) SL55AMG (side)

 
Fisker Tramonto (side)

Fisker Tramonto (side)

     스타일 측면에서 두 차량이 지닌 공통점은 측면부에서 찾을 수 있다. 피스커 트라몬토의 A필러와 도어라인, 도어의 하단부 등에는 베이스로 활용된 벤츠 SL55의 라인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두 차량의 측면을 비교해 보면 트라몬트의 펜더(휠하우스) 부위가 SL55보다 더 강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펜더의 지름이 약간 더 커지고, 사이드의 캐릭터 라인도 상단으로 옮겨 펜더의 상단부가 돌출된 모습을 더욱 눈에 띄게 하고 있다. 지름이 좀 더 확장된 팬더는 보닛 상단부와의 거리는 물론, 전면부와 전륜축 사이의 거리 역시 좁아 보이게 하여 차량이 보다 날렵하고 파워풀 하게 보이도록 하고 있다. 펜더와 바퀴를 강조하여 보다 스포티하게 느껴지도록 하는 시각적 효과를 얻고 있는 것이다.(자동차 외관 명칭이 궁금하다면 이곳을 클릭! : http://brandesign.tistory.com/35 )

벤츠(Benz) SL55AMG (rear)

벤츠(Benz) SL55AMG (rear)

 
Fisker Tramonto (rear)

Fisker Tramonto (rear)

      트라몬토의 후면부 스타일은 전면부에 필적할만한 드라마틱한 변화를 보여준다. 테일램프 부위가 면적인 형태로 후면부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SL55의 경우는 전면부와 마찬가지로 벤츠 고유의 전통적인 형태를 살린 것이라 할 수 있다. 반면 트라몬토의 경우는 테일램프가 리니어한 형태로 적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테일램프의 형태는 주변 여백 공간과의 긴장감을 잘 형성하면서 보다 진보적인 이미지를 전달하고 있다.    
     후면부에서는 트라몬토의 형태를 통해 스타일링 측면에서 네가지 정도의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첫번째는 테일램프이다. 방향지시등과 미등, 후진등과 정지등을 위 아래로 분리하여 각각 좁은 면적에서도 제 기능을 발휘할 수있도록 하였다. 테일램프 부위를 좁은 면적의 선적인 형태로 날렵하게 정리하면서도 법률이나 규격 등의 제도적인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좋은 해결책이라 생각된다. 
     두번째는 범퍼의 형태이다. 대부분의 차량은 트렁크 리드 라인을 경계로 범퍼가 어느정도 돌출되어 있다. 그러나 트라몬토의 후면 범퍼는 범퍼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트렁크 리드와 일체감을 느끼도록 디자인 되어 있다. 트렁트 리드와의 일체감을 통해 번호판 주변의 들어간 형태가 범퍼까지 이어진 것 또한 흥미롭다. 범퍼의 돌출을 억제하고 트렁크 리드, 리어사이드 패널과 조형적으로 통일감을 느껴지게 함으로써 차량이 전체적으로 탄탄하게 잘 짜여졌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촘촘한 밀도로 빈틈없이 구성된 전자제품 같은 일체감이 전체적 형태의 조화를 통해 부여된 것이다. 
     세번째는 리어사이드 패널과 범퍼의 하단부까지 이어지는 팬더의 라인이다. 차량들의 팬더 라인을 살펴보면 대부분 범퍼의 파팅 라인이 시작되는 부분을 전후로 휠의 둥근 형태가 끝나버린다. 이는 대부분 사이드의 캐릭터 라인과 연관이 있기는 하지만, 범퍼와 리어사이드 패널은 별개의 파트라는 느낌을 전하기도 한다. 트라몬트의 팬더 라인은 리어사이드 패널과 범퍼를 자연스럽게 연결하여 일체감을 부여함과 동시에 휠(바퀴)을 강조하여 스포티한 느낌을 살리는 역할도 하고 있다.
     네번째는 리어 머플러를 포함한 하단부의 디자인이다. 벤츠 SL55의 머플러와 그 주변 부위는 후면부의 통일감이라든가, 전체적인 조화와는 그다지 관계가 느껴지지 않는다. 차량의 전체적인 통일감과 조화보다는 보편적으로 스포츠카의 범퍼 하단부는 이렇고, 머플러는 이렇지 않겠는가 하는 매너리즘이 앞선 느낌이 든다. 반면 트라몬토의 후면부 하단은  트렁크 리드 라인과 대비를 이룬듯 한 형태를 보여주고 있으며, 리어 머플러 역시 마름모의 형태로 전체적인 조형의 논리를 일관되게 적용하고자 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차량을 구성하고 있는 각 파트의 특성을 고려하면서 전체적인 일관성과 조화를 통해 통일감을 부여하고 했음을 알 수 있다. [벤츠 SL55 이미지 출처 : http://photo.naver.com/view/2004072123330587018]


2. Interior


벤츠(Benz) SL55AMG (interior)

벤츠(Benz) SL55AMG (interior)

 
Fisker Tramonto (interior)

Fisker Tramonto (interior)

     트라몬트의 인테리어는 SL55의 형태를 그대로 차용했으나, 전체적으로 밝고 부드러운 느낌이 드는 브라운 톤의 가죽을 덧입혀 고급스러움을 한층 강화하면서 보다 품격있게 느껴지는 실내를 완성시켰다. 중앙에 블랙과 밝은 은색의 대비로 튀어보이던 센터페시아도 브라운 톤의 가죽과 대비됨으로써 명도의 차이가 줄어 다 더 가라앉은 느낌으로 안정감을 더했다. 
     인테리어 측면에서는 트라몬트가 더 클래식한 느낌이 든다. 더블어, 가죽의 느낌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실내의 분위기는 운전자가 차량의 몸 속으로 들어간 느낌을 전함으로써 차량과의 일체감을 형성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3. Performence

     피스커가 업그레이드 시킨 것은 외관뿐만이 아니다. 그 자체로도 나무랄데 없는 SL55AMG의 성능 역시 한층 강화시켰다. 

Benz SL55AMG Performance figures
Power 476 bhp / 355 KW @ 6100 rpm
Torque 700 Nm / 516 ft lbs @ 2650 rpm
BHP/Liter 88 bhp / liter
Power to weight 0.24 bhp / kg
Top Speed 250 km/h / 155 mph
0-60 mph 4.6 s
 
Fisker Tramonto Performance figures
Power 610 bhp / 455 KW @ 5800 rpm
Torque 881 Nm / 650 ft lbs @ 2200 rpm
BHP/Liter 112 bhp / liter
Power to weight 0.32 bhp / kg
Top Speed 325 km/h / 202 mph
0-60 mph 3.6 s
 
     출력에서 스피드까지 전반적으로 25%가량 성능이 향상되었으며, 정지 상태에서 60마일에 이르는 속도 역시 4초대에서 3초대로 줄였다. 그야말로 슈퍼카를 울트라 슈퍼카로 변신시킨 것이다.[자료 출처 : http://www.ultimatecarpage.com/car/867/Mercedes-Benz-SL-55-AMG.html, http://www.ultimatecarpage.com/car/2459/Fisker-Tramonto.html

벤츠(Benz) SL55AMG (engine room)

벤츠(Benz) SL55AMG (engine room)

 
Fisker Tramonto (engine room)

Fisker Tramonto (engine room)

      벤츠의 SL시리즈는 모터 스포츠의 산 증인이자 역사라고 할 수 있는 AMG(http://www.mercedes-amg.com)에서 튜닝을 담당하고 있다. 수십년 동안 레이싱에서 우승한 차량들을 튜닝해 온 전문업체의 축적된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긴 SL시리즈는 더이상 손 볼 필요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그 자체로도 뛰어난 성능을 보유하고 있는 SL55의 심장은 피스커에 의해 클리만(Kleemann, http://www.kleemann.dk)이라는 덴마크 튜닝업체에게 맡겨진다. 클리만은 벤츠를 전문적으로 튜닝해 온 업체로서, 압축 분사, 완전 연소, 엔진콘트롤 시스템 등의 고유한 기술을 적용하여 이미 궁극의 성능을 보유하고 있는 엔진에 더욱 막강한 힘을 부여했다. 
 

    

     주위의 누군가가 벤츠 SL55AMG를 튜닝해서 디자인도 바꾸고 성능도 향상시켜보자고 한다면 필자 역시도 그런 '짓'을 왜 하려 하느냐 반문했을 지도 모른다. 피스커는 스타일과 더불어 성능 또한 진일보 시킴으로써 트라몬토를 SL55와는 또다른 느낌의 슈퍼카로 탄생시켰다. 분명 무모해 보일 수도 있는 도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트라몬토는 명품 코치빌더로서 피스커의 명성을 세계에 알리고 공고히 하는데 기여했다. 이미 명품으로 인정 받고 있는 고가의 차량을 뜯어고쳐 더 높은 명품의 수준으로 끌어올린 피스커의 자신감은 도대체 어디서 기인한 것일까? 그 자신감의 근원은 피스커를 이끌고 있는 두 명의 리더로부터 찾을 수 있을 듯 하다.

     피스커는 애스턴 마틴에서 디자인을 담당하더 헨릭 피스커(Henrik Fisker)와 BMW에서 엔지니어로 활약했던 버나드 쾰러(Bernhard Koehler)가 설립한 업체이다. 이들은 모두 BMW와 애스턴 마틴(포드)에서 근무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영화 007시리즈에서 본드카로 등장하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애스턴 마틴은 비록 포드에게 인수되기는 했으나 아직도 영국을 대표하는 고성능 스포츠카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성능과 더불어 품위와 우아함까지 겸비해 날렵함과 함께 럭셔리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스타일은 애스턴 마틴의 고유한 아이덴티티이자 자산이다. 
     애스턴 마틴의 고객은 부유층이 아니다. 최소 수억에서 수십억에 이르는 가격의 애스턴 마틴을 구매하는 고객은 우리나라 대기업 재벌 이상의 재산을 보유한 거부층이다. 그러한 고객을 구매 대상으로 하는 자동차 브랜드에서 경력을 쌓았기 때문에 헨릭 피스커는 럭셔리 스포츠카 시장 및 그 고객층이 선호하는 제품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시장의 가능성에 대한 확신이 있었을 것이다. 그가 만약 대중적인 차량을 판매하는 브랜드에서 경력을 쌓았다면 트라몬토 같은 차량이 탄생하기는 아마도 불가능했을 것이다.[참고 : http://www.fiskerautomotive.com/sustainability/fisker/biographies/henrik-fisker.html]

Henrik Fisker

Henrik Fisker

 
Bernhard Koehler

Bernhard Koehler

      헨릭 피스커의 도전을 가능하게 한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가능하게 한 사람이 바로 버나드 쾰러이다. 그가 없었다면 드림카를 생산할 수 있는 오늘날의 피스커가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쾰러는 BMW에서 22년간 새로운 모델의 3D작업과 프로토 타입을 제작하는 작업을 해왔으며, 포드로 자리를 옮겨 애스턴 마틴의 새로운 모델과 관련된 모델링 및 오퍼레이팅도 담당하게 된다.[참고 :  http://fiskerbuzz.com/forums/Thread-Biography-of-Fisker-Automotive-COO-Bernhard-Koehler?pid=18#pid18] 피스커와의 만남이 이러한 과정에서 이루졌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 그의 존재로 인해 피스커라는 코치빌더의 설립이 가능했을 것이며, 그가 가진 노하우를 통해 피스커의 차량들이 완성되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피스커 트라몬토는 디자인과 기술력을 인정받는 업체에서 오랜 기간 노하우를 축적한 두 거장의 손에 의해 탄생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보편적인 슈퍼카 이상의 퀄리티가 차량에 부여될 수 있었고, 스타일에서 성능에 이르기까지 명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Fisker Tramonto

Fisker Tramonto

     [이미지 출처 : http://www.autogaleria.hu/kl.php?kid=17756-Fisker-Tramonto-2006]
 

배타적 희소성으로 상류층을 타겟팅하다

     태생적으로 보면 벤츠 SL55AMG와 트라몬토는 같은 핏줄을 지닌 형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누구도 SL55와 트라몬토를 동일한 제품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베이스 차량을 짐작하기 어려운 스타일도 스타일이지만, 가격면에서도 2배 가까운 차이가 난다. 자동차 업계에서 벤츠의 브랜드 파워는 거의 독보적이라 할 수 있다. 어느나라에 붙어 있는지도 모를 피스커와 벤츠의 브랜드 인지도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L55 가격의 곱절인 트라몬토는 제작된 150대가 모두 판매되어 이제는 구매하고 싶어도 구매할 수 없는 모델이 되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상위 1%미만에 해당되는 상류층을 주요 구매 고객으로 하는 제품의 경우, 제품 사용자의 범위를 인위적으로 좁힘으로써 제품의 심리적 가치를 향상시키고, 더불어 그 제품을 구매하고 사용하는 고객이 일반 대중들과는 차별화 된다는 느낌을 부여하려 한다. 이렇게 제품의 구매 대상 고객층이나 구매 기회를 좁히기 위한 방법으로 주로 활용되는 것이 높은 가격과 한정된 수량이다. 경제적인 논리로 보았을 때, 수량(공급)은 가격과 반비례의 곡선을 그린다. 때문에 구매욕구를 강하게 느끼게 하는 제품의 수량이 한정되면 구매자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합리적인 것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그러나 럭셔리 브랜드의 경우는 수요와는 별개로 가격을 통해 제품에 접근할 수 있는 소비계층 자체에 진입장벽을 구축한다. 이는 특수한 집단, 즉 일정이상의 경제력을 보유한 상류층만이 누릴 수 있는 호사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상류계층의 자부심과 자기만족을 충족시키기 위함이라 할 수 있다.
     루이뷔통이나 구찌, 샤넬 같은 럭셔리 브랜드에서 많은 소비자들이 구매를 원하는 히트 모델이라 하여 생산량을 급격히 늘리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공급량이 많아져 일반 고객들이 너도 나도 제품을 구매해 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제품이 되어 버리면 대중적인 브랜드로 인식되어서 더이상 럭셔리 브랜드로서의 가치를 부여하기가 어려워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럭셔리 브랜드의 제품 중에서는 고객층이 선호하는 중고 상품이 신상품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일반 대중을 지향하는 제품과는 다르게 소수의 특정한 고객을 타겟으로 한다면, 아무데서나 쉽게 볼 수 없고, 알만한 사람들만 인지하고 인정해 주고 부러워 할 수 있어야 성공적인 제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해당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경제적 여력을 보유한 이들이 부러워 하게 하려면 돈 주고도 살 수 없다는 희소성이 부여되어야 한다. 기업이 희소성을 부여하기 위해 자주 활용하는 것이 '리미티드 에디션(limited edition, 한정판)'이라 할 수 있다. 럭셔리 브랜드들의 경우도 종종 리미티드 에디션을 출시하여 제품을 이슈화시켜고 고객의 구매욕을 자극하기도 한다.    
     피스커는 이러한 상류층의 욕구와 럭셔리 브랜드의 특징들을 잘 활용하고 있다. 고급 자동차가 지닌 핵심적인 가치 중의 하나는 자신의 능력과 신분을 대신 드러내는 '상징성'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경제적 능력이 월등한 상류층이라면 어느 정도의 경제적 능력만 있으면 누구나 구매할 수 있는 벤츠보다는 좀 더 차별화된 차량을 구매하고자 하는 욕구를 지니고 있을 수 있다. 벤츠 이상의 성능에 흔히 볼 수 없는 차별화된 스타일의 차량이라면 더 많은 비용을 치르고서라도 구매할 의사가 있는 계층이 분명히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어쩌면 이들은 일반 대중들이 다 알고 있는 벤츠나 BMW 같은 브랜드에 싫증을 느끼고, 아는 사람만이 알아볼 수 있고, 아무나 소유할 수 없는 차별화된 차량을 찾아다니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피스커 트라몬토는 이러한 상류층의 욕구를 적절히 채울 수 있는 요소들로 잘 구성된 차량이라 할 수 있다.[참고 : 황성욱(2010),'마케팅 트래블러', 마젤란.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BOK00009747393IN ] 
     고객층의 욕구를 만족시킬만한 차량이 있다한들 구매가능한 고객층에서 이런 차량이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면 트라몬토는 무리한 도전의 실패사례가 되었을 수도 있다. 고가의 명품 차량을 개조한다는 것을 이슈화하여 전세계에 뉴스거리로 제공했다는 것 역시 마케팅 측면에서 피스커 트라몬토가 주는 시사점 중 하나이다. 이러한 이슈를 창출함으로써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 세계 곳곳의 매니아들에게 피스커라는 브랜드를 알렸다는 것도 중소 규모의 기업 운영자나 마케팅 담당자들은 놓치지 말고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이다.  

     [이미지 출처 : http://www.autogaleria.hu/kl.php?kid=17755-Fisker-Tramonto-2006 ]


     2010년, 피스커는 쟁쟁한 브랜드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하이브리드라는 쟝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것도 타업체의 완성차량을 개조한 것이 아닌, 자신들의 고유 모델로 하이브리드 슈퍼카를 제작하고 있다. 슈퍼카의 경우 출력이 큰만큼 연료의 소모가 많고 에너지의 효율이 떨어진다. 때문에 오너에게는 자주 주유를 해야하는 번거로움과 더불어, 소모되는 연료에 비례하여 증대될 수 있는 환경 오염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하이브리드 차량은 슈퍼카 오너가 느낄 수 있는 불편함과 부담감을 덜 수 있는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아직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그들의 새로운 도전이 어떤 성과를 가져올지 궁금해진다. 그들의 끊임없는 도전이 비단 자동차업계뿐만 아니라,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맞춰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시도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많은 기업가들과 마케터, 디자이너들에게도 긍정적인 자극이 되었으면 한다.* (posted by 훈샘 :  http://brandesign.tistory.com ) 
 


마케팅 트래블러
국내도서>경제경영
저자 : 황성욱
출판 : 마젤란 2010.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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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케팅 트래블러에는 피스커 트라몬토처럼 흔히 접하기 힘든 생생한 마케팅 사례들과
통찰력 번뜩이는 분석 내용, 시사점들이 듬뿍 담겨 있다.
주관적 평점 :★★★★☆ (9.5/10)
 
BMW 성공 신화의 비밀
국내도서>자기계발
저자 : 데이비드 카일리 / 황우진역
출판 : 이지북 2005.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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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디자인아이덴티티의 비밀
국내도서>전공도서/대학교재
저자 : 구상
출판 : 한국학술정보 2009.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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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DESIGN BOOK
국내도서>예술/대중문화
저자 : 조경실
출판 : 길벗 2009.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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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SCM
국내도서>경제경영
저자 : 애넌쓰 아이어(Ananth V. Iyer),스리다르 세샤드리(Sridhar Seshadri),로이 배셔(Roy Vasher) / 송상화역
출판 : 푸른물고기 2010.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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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전기 자동차를 죽였나? - DVD
DVD>다큐멘터리
배급 : / 마틴 쉰(MERTIN SHEEN)역
출시 : 2010.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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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50가지 자동차 (양장)
국내도서>예술/대중문화
저자 : 디자인 뮤지엄(Design Museum) / 권규혁역
출판 : 홍디자인 2010.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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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50가지 디자인 세트 (양장)
국내도서>예술/대중문화


저자 : 디자인 뮤지엄(Design Museum) / 권은순,권규혁,김지수,김재현역
출판 : 홍디자인 2010.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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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는 20세기의 자동차 열전
국내도서>자연과 과학
저자 : 최주식
출판 : 자동차생활 2007.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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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 (양장)
국내도서>경제경영
저자 : 짐 콜린스(Jim Collins) / 김명철역
출판 : 김영사 2010.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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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기어-챌린저3 (2disc):BBC 자동차 스포츠 다큐스페셜 - DVD
DVD>다큐멘터리 배급 : 앤디 윌만 / 제레미 클락슨,리차드 하몬드,제임스 메이역
출시 : 2010.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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