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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이야기/디자인 유감

KIA K5 Exterior Design


     기아 자동차의 디자인이 나날이 더욱 멋지고 탄탄하게 진화하고 있다. 이번에 출시하는 K5 역시 디자인이 말끔하다. 디자인측면에서는 이전에 나왔던 K7보다 더 깔끔하면서 강한 개성을 나타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가지 형태의 로직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 나름대로 디자인을 고쳐보았다. 

KIA  K5 디자인 수정

휘아빠의 K5 디자인 수정 랜더링


     언뜻 보아서는 오리지널 K5와 다른 부분이 눈에 띄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 일단 K5의 스타일 컨셉을 알 수 있는 스케치와 K5 오리지널 제품(양산 차량)의 이미지를 보자.
 
K5 컨셉 스케치

K5 컨셉 스케치


     K5의 컨셉 이미지는 스포츠카를 연상시키는 날렵한 모습이다. 전면은 먹이를 향해 돌진하는 표범과 같은 표정으로 범퍼 양옆의 주름은 으르렁 거리는 야수 입가의 주름을 연상시킨다. 이미지만 보면 BMW의 X6같은  SUV가 떠오르기도 한다. 기아차의 패밀리룩을 보여주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그 옆에 탄력있게 붙어 있는 헤드라이트의 단단하고 직선적인 느낌과 범퍼와 몸통에서 느껴지는 탄탄한 근육의 곡선적 느낌이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
     이러한 스타일 컨셉을 바탕으로 실제 양산되는 차량의 이미지는 어떨까?

K5 양산차

K5 양산차


     양산차도 멋지다. 컨셉에서 보였던 스포티함은 약간 감소했지만 이정도면 컨셉단계의 스타일 요소들이 훌륭하게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빈틈없어 보이는 탄탄한 인상이 멋있다.
     멋진 결과물임에도 불구하고 몇몇 부분에서 아쉬움이 느껴진다.


전면부(front)에서 느껴지는 아쉬움은 다음과 같다. 


① 범퍼의 주름 : 
    컨셉에서는 의도(야수 입가의 주름)가 분명해보였는데, 양산 제품에서는 본래의 의도는 사라지고 
    전체적인 조형요소 측면에서 그 시작과 끝의 개연성이 불분명한 비논리적인 흉터가 되어버린 듯 하다. 
 
② 범퍼 하단 꼭지점 :
    전체적으로 K5의 조형에서 곡선과 직선들이 만나는 부분들은
    대부분 곡선의 안쪽에서 직선이 만나 연결이 자연스러운데
    이 부분만 직선부분이 곡선의 바깥쪽에서 만나 이질감이 느껴진다. 

③ 안계등 윗부분 범퍼 곡선 :
   직선과 만나는 꼭지점과 함께 스타일의 개성을 만들고 있는 라인이다.
   이 라인과 연계된 헤드라이트나 하단 부위는 대부분 직선의 느낌이며, 곡선일지라도 위로 휘어진 R인데 비해
   이 라인만 아래로 휘어진 R이라 불협화음 같은 느낌이 든다.

④ 범퍼 전면부 :
    번호판때문일 것이란 생각은 들지만 전체적인 분위기에 비해 너무 갑자기 납작해져서
    앞에 있는 무엇인가에 갑자기 부딪혀 납작해진 듯한 느낌이 든다. 

⑤ 보닛 파팅라인 :
    보닛(bonnet) 파팅라인이 라디에이터 그릴 윗부분에 위치해 있어 불필요한 라인이 눈에 띈다.
    기존 양산 과정이나 라인, 보닛 부위의 관련 부품 제작 등,
    뭔가 생산과 관련된 이유가 있어서 생긴 라인이라 짐작은 되지만 눈에 거슬린다.
    나름대로 범퍼 파팅라인과 연속선 상에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의도한 듯 보인다.

⑥ 사이드 흡입구 :
    흡입구인지 장식인지는 모르겠고, 프론트 부분도 아니지만 손을 좀 대보고 싶은 부분이다. 
    컨셉이미지에서는 사이드 라인과 연계되도록 의도 되었는데
    양산제품에서는 라인의 맥락이 없이 덩그러니 놓여있다.
    장식용이라면 그냥 없애도 깔끔할 듯.

⑦ 기아차 엠블럼 :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 하겠으나 어쨌든 잘 어울리지 못하고 있다.
    아래 라디에이터 그릴 중간 부분의 사다리꼴 형태와 
    타원인 엠블럼의 형태가 잘 어울리지 않을 뿐더러
    기아차 엠블럼 자체가 세련된 맛이 부족하다. 


     위에 언급된 부분을 중심으로 개인적으로 판단할 때에 조형요소가 논리적으로 보이지 않는 부분을 손본다는 느낌으로 디자인을 약간 조정해보았다. 아래 이미지를 보면 어디가 어떻게 달라졌는 지 한 눈에 보일 것이다.

휘아빠의 K5 디자인 체인지

휘아빠의 K5 디자인 체인지


     몇군데만 손봤을 뿐인데 차의 인상은 적지 않게 변해 보인다. K5 오리지널 디자인은 혼다의 느낌인 반면, 내가 조정한 디자인의 느낌은 크라이슬러 제품 같다고나 할까^^ 
     바꿔놓고 보니 원안도 개성이 살아있는 좋은 디자인임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하지만 내가 해서 그런지 개선된 디자인이 더 스포츠 세단으로서의 품위와 스마트 한 분위기가 더 사는 것 같다. 


     전면부만 하고 끝내려 했는데, 리어(rear) 쪽을 보니 이 역시 손보고 싶은 욕구가 잔뜩 생겨버려서 계획없이 머릿 속에 그려지는대로 바꿔보기로 했다.

KIA K5 측후면 스케치

KIA K5 측후면 스케치


     일단 스케치를 보면 헤드라이트에서 시작되는 사이드 라인은 테일램프 쪽으로 자연스럽게 흐른다. 트렁크 위쪽으로 넘어가는 후면부 중심선은 범퍼 파팅 라인의 연장선 상에 위치하므로써 형태의 개연성을 형성하고 있다.
     실제 양산 제품에서는 전체적으로 높이가 상승하여 테일램프가 너무 위에 위치한 듯한 느낌이 들고, 사이드와 후면부가 자연스런 곡선으로 흐르지 못하고 너무 각이 진 듯한 느낌이 든다.  

KIA K5 후면부

KIA K5 후면부




후면부(rear)에서 느껴지는 아쉬움은 다음과 같다. 


① 테일 램프 : 
    기아 엠블렘 쪽 램프 끝부분이 바깥쪽이 아니라 안쪽으로 처리되어야 할 듯하다.
    트렁크와 범퍼가 만나는 부분의 테일램프 곡선의 R(반지름)이 너무 큰 듯하다.
    그 곡선과 라인이 곡선의 바깥부분에서 만나 뾰족한 느낌을 만든다. 
 
② 사이드와 후면부가 접하는 부위 :
    사이드와 후면부가 만나는 곡선이 완만하지 못해
    전체적인 조형의 느낌과 이질감을 느끼게 하여 부자연스럽다. 

③ 머플러 (배기구) :
    K5 익스테리어 디자인에서는 타원형의 조형요소가 적용된 부분이 없는데(기아차 엠블럼만 제외하면^^;;)
    머플러의 끝부분은 타원으로 마감되어 있다.


   어떤 그림이 나올지는 예상하지 못한 채로 아이디어 스케치도 없이 위 원본 사진을 바탕으로 위에 지적한 부분을 손 가는대로 수정해 봤다. 

휘아빠의 K5 후면부 디자인 체인지

휘아빠의 K5 후면부 디자인 체인지


      SM3 뒷모습 같기도 하고,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좀더 안정감이 드는 듯 하다. 오리지널 디자인의 뒷모습도 개성있고 좋다. 하지만 내가 그린 것이라 애착이 생겨 그런지 내가 손 본 이미지가 더 고급스럽고 전면부와 보다 더 잘 어울리는 듯 하다.  

KIA  K5 디자인 수정
KIA  K5 rear 디자인 수정
KIA  K5 rear 디자인 수정

휘아빠의 K5 디자인 수정 랜더링



     모하비를 시작으로 포르테, 스포티지 등, 기아 자동차의 디자인이 날이 갈수록 향상되고 있다. 소나타, SM5 등 근래 나온 동급 차량들과 비교해 볼 때 스타일(외관 디자인) 측면에서 K5는 매우 우수하다는 생각이 든다. 소나타나 SM5를 대상으로 개선 디자인을 제작해 봤다면 K5보다 훨씬 멋진 디자인 개선안이 나왔을 수도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헌데 디자인이 영 아니다 싶으면 손이 더 안가는 법인가 보다. 그만큼 K5의 디자인이 우수하다고 판단되고 그렇기 때문에 티끌만한 아쉬움에 더 집착했던 것 같다.

     카 스타일 측면에서 명품 대우를 받는 독일 국적의 차량들과 다른 국적 차량 간의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는 불필요한 조형적 요소의 유무가 아닌가 싶다. 모든 조형요소는 디자이너나 제작자, 혹은 판매자나 소비자 등 누군가의 의도에 의해 형성이 된다. 의도에 의해 형성되었다 해도 모든 조형 요소가 전부 다 '필요'한 것은 아닐 수도 있다. 줄이고 줄여서 꼭 필요한 요소만, 다른 조형요소와의 개연성을 따져 논리적으로 남긴다면 담백한 절제의 깊이와 아름다움이 오히려 더 풍성해질 수 있을 것이다.     

     다음에는 간이 운송기기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CT&T 전기차에 손을 한번 대 볼까 싶다. 정작 디자이너로 일할 때엔 자동차를 디자인 하고 싶다는 생각이 별로 없었는데 새로 나오는 자동차들을 보니 디자인에 대해 콩나라 팥나라 하고 싶어진다^^;; 자동차 장난감에 관심이 많은 아들들의 영향을 받고 있는 건지... 그나저나 언제 전기차에 대해 상상할 시간이 날 수 있을지 원... *(posted by 훈샘 : http://brandesign.tistor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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