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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이야기/디자인 유감

현대 5G 그랜져 HG 다음 모델은



산만한 울상 그랜져 HG 앞면 정리 좀 해봅시다. 
그랜져 HG (5G 그랜져)의 마이너 체인지




 

그랜져 HG (5G 그랜져) 마이너 체인지 렌더링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 포그 램프와 범퍼의 라인이 좀 더 심플하게 조정된 마이너 체인지 스타일


     지난 1월 출시된 이래, 잘 팔리고 있다는 그랜져 HG. 익스테리어 스타일 측면에서는 새로운 모델을 기대하던 많은 이들에게 실망을 주지 않았을까 싶다. 

그랜져 HG (5G 그랜져)

주황색 원은 형태적으로 거슬리는 부분을 표시한 것이다.

 
     그랜져 HG는 참 여러모로 난해한 조형적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라디에이터 그릴. 라이디이터 그릴과 헤드 램프는 차량의 전체적인 인상을 좌우하는 스타일 요소라 생각된다. 그랜져의 프론트는 어글리 하지만 자신감 넘치는 YF 쏘나타의 표정도, 자잘한 요소가 많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룬 아반테 MD의 느낌도 수용하지 못했다. 뭔가 망설이며 주춤거리는 듯한 표정의 가장 큰 이유는 좁아보이면서 선(line)적 요소의 부조화가 느껴지는 라디에이터 그릴이 가장 큰 원인인 듯 하다.
     다음은 앞범퍼 좌우에서 밑으로 쭉 미끄러져 눌린 듯한 범퍼의 캐릭터 라인. 현재 현대자동차애서 생산되는 거의 모든 승용차종에 이와 유사한 형태의 라인이 들어가 있는데, 이 선이 개인적으로 그리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다. 전체적인 형태의 흐름과는 별 상관없이 과하면서 어설픈 곡선이 뜬금없이 등장한 것처럼 느껴지지 때문이다. 현대자동차의 조형적 아이덴티티 요소라 우기지 말고, 제발 다음 모델들에서는 이 라인들이 전부 제거되길 바란다.
     프론트는 전체적으로 범퍼 윗부분과 그 아랫부분이 하나의 조형으로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각기 다른 유형의 디자인에서 각각 모티브를 가져온 것처럼 느껴진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에어인테이크 파트의 조형적 연계성을 찾을 수 없고, 헤드램프와 포그램프 역시 각각 다른 선의 느낌과 형태적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한마디로 부조화가 잔치를 벌인 듯하다.  
     사이드 미러 역시 선들이 좁은 면을 엇비슷한 면적으로 잘라낸 듯 하여 그리 좋아보이지 않는다.
     가장 거슬리는 부분은  리어도어 핸들 위에서 난데없이 등장하여 리어사이드 패널로 넘어간 라인 부분이다. 도대체 이건 뭔가 싶다. 만약 다른 곳에서도 엇비슷한 형태적 요소가 있어 균형을 맞추기 위해 한 것이라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될 듯도 한데, 선 위에 곡선이 얹혀진 듯한 조형 요소는 이 부분을 제외하면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사이드 라인과의 연계성도 없이 뜬금없이 나타나 트렁크로 이어진 이 라인은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조형적 논리를 초월했거나, 조형 요소의 논리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외계의 디자인처럼 느껴진다. 때문에 뒷문과 C필러 부위에도 필요없는 곡선이 들어가게 되었다.
     이 곳에 이미지는 없지만, 트렁크 아래 길게 늘어선 테일램프 라인도 참 어이없게 느껴진다. 직선적 요소와 곡선들이 아웅대던 앞부분, 옆라인과는 달리 뒷부분은 기하학적 느낌의 단순한 조형요소의 조합이 벙벙하게 들어가 있다. 마치 앞부분과 뒷부분이 서로 성향이 완전히 다른 디자이너들이 각각 스타일링 한 것처럼 느껴진다.     

     그랜져 HG의 옆선은 흐름이 나쁘지 않지만, 앞부분과  뒷부분의 스타일은 그다지 좋은 평가를 내리기 어려울 듯 하다. 그랜져 HG의 익스테리어의 조형적 장점을 굳이 찾는다면 아기자기하다는 점과 나름 디테일이 느껴진다는 것일 수 있다. 디테일함은 그렇다 쳐도 과연 조형의 아기자기함이 중형차를 구매하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장점이 될까 의문이 든다. 결국 그렌져 HG의 익스테리어는 직선과 곡선이 일정한 논리 없이 제멋대로 들고나는 참 어수선하고 어정쩡한 형태라고 평가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의 스타일 포지셔닝이라는 측면에서 플루이딕 스컬프처(Fluidic Sculpture)라는 논리는 나름대로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플루이딕 스컬프처(Fluidic Sculpture)에도 조형적 논리가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조형적 요소 간의 인과관계에 대해 디자이너는 설명할 수 있어야 하며, 조형적 요소가 주는 긴장의 완급을 적절히 조율하여 아름다움을 부여해야 한다. 물 흐르듯 자유롭고 유연한 형태를 추구한다 하더라도 형태의 논리는 결코 묵살되어서는 안 된다.   


그랜져 HG (5G 그랜져)

그랜져 HG (5G 그랜져) 이미지

     그랜져 HG (5G 그랜져)의 이미지. 앞부분은 어수선함에도 불구하고 큰 면들어 엇비슷한 크기로 나뉘어져 긴장감은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따로따로 놓고 본다면 범퍼 하단의 에어인테이크와 포그램프는 그나마 다른 부분에 비해 어느정도 정리가 된 듯한 느낌이 든다. 전체적인 표정이 웃는 것도, 우는 것도, 화내는 것도 아니고 왠지 어눌하다.


그랜져 HG (5G 그랜져) 마이너 체인지 파트

그랜져 HG (5G 그랜져) 마이너 체인지 파트

     마이너 체인지를 한다고 했을 경우 앞부분은 헤드램프와 라이에이터 그릴, 범퍼 부위 정도의 디자인을 조정할 수 있을 것이다. 아래의 렌더링들은 이 부분을 수정한 것이다. 


그랜져 HG (5G 그랜져) 마이너 체인지 렌더링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 포그 램프와 범퍼의 라인이 좀 더 심플하게 조정된 마이너 체인지 스타일

     A안은 라디에이터 그릴을 헤드 램프 하단의 선 각도와 어느 정도 일치시키고, 범퍼의 하단 좌우도 윗부분과 각도를 맞춘 후 직선의 느낌을 좀 더 강화하였다. 표정이 기존의 것에 비해 좀 더 자신감 있어 보이지 않는가? 


그랜져 HG (5G 그랜져) 마이너 체인지 B안

그랜져 HG (5G 그랜져) 마이너 체인지 B안

     B안은 라디에이터 그릴을 범퍼의 에어인테이크 홀 범위까지 내려 좀 더 과감한 느낌이 들도록 했다. 앞부분의 라인은 전체적으로 V형태의 직선적 흐름을 갖도록 했으며, 이에 따라 헤드램프와 포그램프도 서로 유사한 조형적 형태의 일관성을 부여하고자 하였다. 쏘나타 보다 한 등급 위의 차종임을 더욱 분명하게 느낄 수 있다.


 

그랜져 HG (5G 그랜져) 마이너 체인지 GIF 애니메이션

그랜져 HG (5G 그랜져) 마이너 체인지


     현대자동차의 디자이너들은 자신의 비현실적인 스타일링이나 렌더링이 채택되도록 시각적 효과를 부여하는 기술에만 매진하지 말고, 형태 요소들이 갖는 관계에 논리를 부여하는 스타일 측면의 공부와 노력를 좀 더 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한 때 현대자동차의 쏘나타가 대한민국 30대 남성의 로망, 그랜져가 40대의 로망이었던 적이 있었다. 현대 자동차에겐 참 좋은 시절이었을 것이다. 요즘엔 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듯 한데, 반면 국내에서는 사용된 강판이나 안전빔, 에어백 등 여러 부분에서 수출용에 비해 떨어지는 내수용 차량의 품질 때문에 뭇매를 맞고 있는 듯 하다. 지난 수십년 동안 강력한 보호 무역의 특혜 속에 선택권을 제한당한 국민의 희생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왔다면, 이제는 그 열매를 국민들에게도 나눠줄 때가 된 듯 한다. 

     이것저것 쓴 소리가 많았지만 현대자동차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자동차 기업임은 분명한 사실인 만큼, 보다 나은 디자인으로 세계에서 인정받고, 수출용보다 우수한 품질과 안전성을 지닌 내수용 제품을 통해 국민들에게도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기업으로 현대자동차가 거듭나길 바란다.* (posted by 휘아빠 : http://brandesign.tistory.com ) 


※ 개인적으로 현대자동차와 별반 상관이 없고, 이 작업 내용들은 취미 삼아 진행한 것들이다. 딴지, 악플, 욕을 댓글에 달아도 개의치 않으나, 본인이 직접 작업한 모델 체인지 이미지나 대안을 제시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욕이나 악플은 삼가해 주기를 바란다. 물론 건전한 비판이나, 자신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변화, 추가적인 디자인 요소에 대한 언급은 대환영이다.